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사태라고 불릴만한 사건은 지금까지 두가지가 있었습니다.

1. 1998년 MS의 2천만달러 투자 및 한/글 포기 제의

1998년 한참 IMF가 진행될 무렵, 빠르게 Windows용 워드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한컴에게 자금 압박 등의 유동성 위기가 닥쳤습니다. DOS용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9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나태해졌고, 현 드림위즈 사장인 이찬진씨의 인터넷 시장에 대한 이것저것 묻지마 투자때문에 자금 사정이 좋지 않던 던 한컴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악재였고, 부도 위기에까지 몰렸습니다.

이때 여전히 DOS용 한/글의 명성때문에, 여전히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30% 미만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던 MS가 한컴에 2천만달러의 투자제의를 합니다. 경영권 요구 등 다른 조건은 없고, 오직 한/글만 포기하라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이찬진씨는 받아들이기로 하고, 가계약까지 하게 됩니다. MS로써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시잠점유율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는 한국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면 2천만달러는 오히려 적은 금액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경영권 요구를 뺀 투자 제의를 했던 것이고, 이찬진 사장은 한/글만 포기하면 한컴의 경영권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계산 하에 양쪽의 행동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그때 당시 한글 사랑회 등 각종 한/글 사용자모임과 한글학회 등 각종 단체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국민주 운동 등 공개적으로 인수제의를 합니다. 결국 미래에셋을 주축으로 한 투자자들이 주식인수를 하고, 투자를 하게 되었고, 그 유명한 1만원짜리 워드프로세서인 한/글 97 815특별판을 출시해 100만 카피 가까이 판매하면서 한컴은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게 됩니다. 물론 MS의 2천만달러 투자 제의는 없던 일이 됐습니다. 당시 MS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미래에셋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려던 중에 여론이 악화되자 제소를 포기합니다.

이후 한컴은 인터넷 마케팅 전도사로 불리던 전하진씨를 영입하게 되고, 이찬진씨는 한컴 사장에서 물러나 드림위즈를 설립하며 지금에 이르게 됩니다.

2. 2003년 경영권 분쟁

2002년 한컴은 실적부진으로 인해 자회사인 네띠앙 사장으로 물러난 전하진씨 후임으로 MS 아시아/태평양 마케팅을 담당했던 김근씨를 사장으로 영입합니다. 워디안등으로 주춤했던 한컴을 추스리고 다시 MS와 사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유효경쟁을 해보겠다는 의사표시였고, 김근 사장은 이에 부응하듯이 한/글 2002, 넷한글등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MS에 대응할 준비를 갖춰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때 최승돈 이사등 기존 이사진들이 제대로 성립되지도 않은 이사회에서 기습적으로 김근사장을 해임하고 미국 시민권자인 폴 류(류한웅)씨를 사장으로 선임합니다. 당연히 뒷통수 맞은 격인 김근 사장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이에 신임 경영진은 다시 김근 사장을 업무방해등으로 제소하면서 한컴 역사상 가장 추악스러웠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습니다 . 당시 폴류 사장은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로 한글로 의사소통을 하는데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문제는 한컴에 대주주가 없다는 데서 발생한 문제로, 당시 최대주주라고는 불과 몇퍼센트만을 가진 기관투자자였고, 경영권을 행사하기에는 소유주식이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경영권 분쟁의 와중에서 한/글 2002의 XML 기반 차기 제품은 제대로 개발되지 못했고, 개발진들이 회사를 떠나는 등의 내홍, 서울시스템과 현 대주주인 프라임산업개발의 주식 매집 등 회사가 반쪽 나는게 아닌가 하는 와중에서, 결국 폴류 사장이 경영권 안정 후 스스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정리가 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프라임 산업개발이 주식을 매집해 대주주로 등극했고, 현 백종진 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됩니다.

이후 한컴은 본사를 프라임 산업개발의 빌딩인 테크노마트로 이전하게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2003년 10월 9일에 한/글 2004 및 한컴 오피스 2004를 출시할 예정으로, 각종 제품군을 넓혀가면서 다시 유효경쟁 체제를 만들기 위한 과정 중에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지식인

Posted by 창신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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